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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영웅을 만든 것은 행동이다- 이정환(재료연구소 부소장·한국엔지니어클럽 창원회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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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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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魏), 촉(蜀), 오(吳) 세 나라가 각축을 벌이던 시절의 영웅들 이야기인 삼국지는 언제 읽어도 흥미진진하다. 어릴 적 유비(劉備), 관우 (關羽), 장비(張飛)의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흉내 내어 친구들과 삼총사를 만들었던 기억을 많은 분들이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중고 시절에 만화방에서 읽었던 고우영의 삼국지에서 좀팽이처럼 묘사된 유비를 보고 영웅의 이면을 훔쳐본 것 같고 세상이 선악의 대결만이 아님을 넌지시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청년이 되어 읽은 나관중의 삼국지는 책장을 넘기면 끊임없이 나오는 군상들의 모습에 내 삶을 비춰보고 앞날을 계획하는 일에 여러 밤을 지새우게 했다. 특히 제갈량의 신기묘산은 현대의 공학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최근에 들어서는 영웅들의 백과사전인 삼국지가 경영 참고서로 재변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개혁군주 조조, 난세의 능신 제갈량(윤태옥 저)’에서 그간 자세히는 알지 못했던 삼국시대의 정사를 재미있게 안내하고 있다. 간웅으로 알려진 조조는 현대적 개념으로 매우 유능한 CEO였으며 죽어서도 적을 물리치는 제갈량은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원 스타일로 묘사한 것이 흥미롭다. 영웅으로만 알았던 인물들이 소설적인 요소로 과장됐음을 알게 돼 마음속 신화가 깨지고 현실을 실감하게 했지만 흩어진 사람들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고 공통된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영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것은 결국 올바른 믿음과 이를 실천하는 적극성이다.


필자가 존경하는 교수님 중에 마라톤에 조예가 매우 깊으신 분이 계신다. 미리 대회 코스, 날씨, 컨디션을 바탕으로 보폭, 힘의 배분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공학적으로 분석하시지만 정작 결과는 늘 만족스럽지 않으시다고 한다. 어쩌면 세상일은 다 비슷한 것 같다. 세세한 디테일을 따지느라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도달할 곳을 올바로 꿈꾸고 그곳을 향해 뛰어가는 것이 새로운 영웅시대를 만드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정환 (재료연구소 부소장·한국엔지니어클럽 창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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