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ENU

지역정보

제목

보증금 1500만 원 맥줏집, 기업이 되다

작성자
왕혜원
작성일
2015.09.02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770
내용

[경제인과 톡톡]박병훈 개집컴퍼니 대표

 

김해수 기자 hskim@idomin.com 2015년 08월 28일 금요일

 

 

 

 

누군가는 젊은 패기로, 누군가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창업하지만 성공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진입이 쉬운 요식업은 지난해 10곳 중 6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창업시장에서 자본금 500만 원으로 시작해 5년 만에 브랜드 3개, 점포 19개 기업으로 키워낸 청년이 있습니다. 박병훈(33) 개집컴퍼니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손님을 사랑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창업 5년 만에 브랜드 3개 개발 = 개집컴퍼니 시작은 2010년 개집비어였다. 스몰비어의 원조격인 개집비어는 인제대학교 앞에 자리 잡았지만, 위치가 좋지 않았다. 불리한 조건에도 입소문으로 성장한 개집비어는 현재 전국 8개 시에서 가맹점 15곳이 운영되고 있다.

개집비어 성공으로 2년 뒤 개집쌀롱이 빛을 볼 수 있었다. 개집쌀롱은 '한국'이라는 콘셉트로 소주, 막걸리로 만든 칵테일을 판매하고 있다. 주종이 꿀막걸리, 꿀소주 칵테일 등 한국적이다 보니 안주도 전, 탕처럼 개집비어와는 차이가 있다.

지금은 솊독이라는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여행'을 모티브로 스페인 감바스, 태국 꿈뽕커리, 일본 교자만두 등 다양한 나라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5년 동안 브랜드를 세 개나 만들어낸 이유는 뭘까.

"성격인 것 같습니다. 브랜드를 개발하다 보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안 하고는 못 참는 거죠. 그때 생각난 아이디어는 딱 그 시대에 맞는 것이기 때문에 5년 뒤, 10년 뒤가 없거든요."

김해시 어방동 '솊독'에서 만난 박병훈 개집컴퍼니 대표. 그의 목표는 개집컴퍼니를 복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위기는 기회가 된다 = 개집비어 원래 이름은 '집, 비어'였다. 개띠였던 박 대표가 간판이 허전해 그려 넣은 것이 개 그림이었고 손님들이 개집비어라고 부르면서 가게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면 왜 집 비어였을까.

"처음부터 가게를 열고자 했던 건 아니었어요. 당시에 아버지랑 갈등이 있어서 어머니께서 강제 독립(?)을 권하면서 보증금 500만 원을 주셨는데 그 돈으로 집을 구하다 보니 빈 가게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당시 인제대 근처 원룸이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이었는데 가게는 보증금 15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이었다. 월세가 큰 차이 없다는 것을 안 박 대표는 기왕 이렇게 된 것 집 대신 가게를 구해 장사하기로 마음먹었다. 500만 원을 보증금으로 모두 썼기 때문에 생활도 가게에서 해야 했다. 박 대표에게는 가게가 곧 집이었다. 집에서 맥주를 파는 가게. 그래서 집 비어라고 했던 것.

가게는 평소 그리던 모습이 있었기에 콘셉트를 잡는 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그는 자신 앞으로 된 보험, 청약 통장을 해지해 나머지 보증금 1000만 원을 맞추고 공사비는 카드로 결제하면서 친구들을 불러 페인트를 발랐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개집비어 1호점 어방점이다.

◇술집에 문화를 더하다 = 박 대표가 젊은 패기로 개집비어를 열었지만 실전은 만만하지 않았다.

"개집비어 첫해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철도 많이 들었던 것 같고요. 기본 맥주 가장 싼 것이 3000원인데 하루 매출이 3000원인 적이 꽤 있었어요. 그때는 정말 힘들었죠. 어떤 때는 손님들이 준 치킨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어요."

그는 어려움을 돌파하고자 먼저 마케팅, 홍보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주말(금·토·일)은 원래 장사가 잘돼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이벤트를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화요일은 다트 대회, 목요일은 음악회, 수요일은 무슨 날. 반응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 내용과 사진이 자연스럽게 SNS로 퍼지더라고요."

2~3개월마다 파티도 열었다. 포스터도 만들고 SNS로 홍보도 했다. 이런 활동 덕분에 개집비어는 문화가 있는 술집으로 알려지면서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크건 작건 모두가 경영인 = 박 대표에게 이른 시간 내에 성공한 비법을 물었더니 가게가 크건 작건 자신이 경영자라는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같은 프랜차이즈 가게를 운영하는데 한 가게는 상권이 나쁜데도 잘되고 한 가게는 조건이 훨씬 좋은데도 안 되더라고요. 가장 큰 차이는 경영하는 사람의 차이라고 봅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지금 말고 이 다음을 보지 않습니까. 고객이 얼마나 큰 만족감을 느끼고 돌아가느냐가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오히려 손님이 없을 때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손님과 눈이라도 한 번 더 맞추고 이야기할 수 있고 서비스도 줄 수 있거든요. 그때 방문한 손님은 꼭 다음에 친구들과 함께 오더라고요."

경영자 마인드를 위해 개집쌀롱은 가맹점주 교육을 2주짜리로 만들어 서비스 마인드 교육까지 포함했다.

◇복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목표 = 박 대표는 개집비어, 개집쌀롱, 솊독까지 술집 브랜드 개발을 멈추고 앞으로 차, 커피 분야에 도전할 계획이다.

"3~5년 정도 걸릴 것 같은데 새로운 브랜드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해보고 싶은 게 많은데 외식 문화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뻗어 나가고 싶습니다. 현재 제 역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캐릭터, 파티, 공연, 온라인몰 등인데 간단하게는 개집 캐릭터를 넣은 문구, 패션, 액세서리부터 시작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10년 후 박 대표가 바라는 자신의 모습을 물었다.

"10년 후 그때에도 그동안 쌓은 것을 누리지 않고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무모하지만 용감하게 도전하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남도민일보]
 
0
0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