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 ‘전시 특혜’ 논란

도내 모 갤러리 관장은 “도비로 운영되는 공립미술관이 상업적 목적을 갖고 전시를 하는 민간 갤러리와 전시를 함께 하는 것 자체가 공공성이 훼손될 우려의 소지가 있다”면서 “지역 내 다른 갤러리들과 아무 협의도 없이 진행한 것도 특혜를 준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작가 동의 없어= 전시된 작품을 제작한 작가의 사전 동의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립미술관은 이번 기획전에 참여한 작가들에게 도립미술관 이외 상업갤러리에 작품을 전시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으며, 해당 갤러리는 마치 자체 기획전인 것처럼 홍보했다.

A갤러리는 이후 문제가 불거지자 안내 현수막을 교체했다. 허락없이 갤러리에 전시된 것을 뒤늦게 인지한 작가는 전시를 총괄하는 책임자에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립미술관 측은 해당 작가에게 “미술관에 작품을 설치하고 남아 창고에 놔두기 아까워서 갤러리에 걸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계 반응·도립미술관 해명= 도내 한 미술관장은 “도립미술관이 작가들에게 타 갤러리에 전시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A갤러리에 작품을 제공한 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공모절차나 협의 없이 상업갤러리와 전시를 한 것은 특혜를 준 것이다”고 지적했다.

미술인 B씨는 “도립미술관 관계자가 공립미술관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전시를 총괄한 책임자와의 의사소통 문제로 작가들에게 제때 말을 전하지 못해 일이 커졌다”며 “미술관 전시 책임자로서 면밀하게 확인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특혜 논란에 대해 그는 “작품 판매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전시했고, 해외에서도 미술관과 갤러리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어 이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지역 갤러리를 돕기 위해 계획했던 일이다. 앞으로는 제대로 절차를 거쳐 도내 갤러리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