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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월 내년부터 매년 5~10개 내외의 문화도시를 지정해 2022년까지 약 30개의 문화도시 브랜드를 창출·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화도시’는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화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정된 도시를 말하는 것으로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문화균형발전을 견인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장기적으로는 ‘모든 도시는 특별하다’는 관점에서 지역의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을 살리는 문화도시 지정 제도 확산이 목표이다.
일단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도시 브랜드 상승, 예산 지원 등 다양한 효과와 혜택이 주어진다. 우선 법으로 해당 도시가 어떤 분야의 문화도시인지 지정을 받으면 상당한 도시 브랜드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소 5년간 75억~200억원에 이르는 많은 정부 예산 지원과 이를 바탕으로 국토교통부의 뉴딜사업, 문화적인 도시재생 사업이 상당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전국 광역지자체에서부터 기초지자체에 이르기까지 법정 문화도시 지정이 지역 문화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8월 법정지정 문화도시 1차 신청접수 마감 결과 19개 지자체가 신청해 이 가운데 신청을 포기한 1개 도시를 제외한 18개 도시를 대상으로 지난달 27일 현장실사를 마무리했다.
그러면 전국 광역(시·도), 기초지자체(시·군·자치구)에서 문화도시 지정을 받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 경남은 과연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김해 ‘2042 출항’ 심포지엄.
▲경남에서 법적 문화도시 ‘통영’과 ‘김해’ 신청
지난해 8월 경남도에 법정 문화도시 신청을 한 도시는 통영과 김해다. 그리고 법적 문화도시로 가기 위한 예비사업인 문화특화도시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도시는 김해와 창원이다. 이외 거창을 비롯한 몇몇 시군에서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 준비 중이다.
김해 ‘왕릉 문화살롱’.
통영은 도시재생 뉴딜사업(국토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문화복합공간이 될 성동조선의 리모델링을 국제공모방식으로 추진해 주목을 받는 등 문화도시와 도시재생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누리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듯하다.
경남에서 법정 문화도시 준비를 가장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곳은 단연 김해시다.
김해 할로윈 트레인.
김해시는 문화특화도시조성사업 1년차로 가야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역사 문화도시로 지정받기 위해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김해시는 지난해 문화도시로 가기 위한 첫 단계로 가야문화도시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지난 8월 김해 2042 出港(출항) 심포지엄을 개최했으며, 시민문화축제인 ‘가야문화 프린지’, 시민제안사업, 문화기획자 양성과정 ‘청년 됐나? 됐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김해 시민문화축제 ‘가야문화 프린지’.
문체부의 한 문화도시 컨설턴트는 “김해시는 이미 문화도시 종합계획 수립을 마친 상태이며, 현재 계획에 따라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창원시는 김해시와 같은 조건임에도 문화도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창원시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기초체력부터 튼튼히 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속내다.
다른 도시에 비해 사업 진행 속도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여러 도시가 법적 문화도시 지정에 관심을 보이며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문화특화도시 조성사업 사람 키우는 것부터
창원시는 문화특화도시 1년차로 예비문화도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눈에 띄는 대형 프로젝트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의 도시에서 창원이 추진하고 있는 ‘휴먼웨어’ 구축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창원시의 문화특화도시 조성사업은 주로 사람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창원살롱G’, ‘제작백가’.
창원시는 문화도시를 추진하기 위한 핵심 축이 되는 지역 청년 문화기획자를 지속적이고 전략적으로 양성해 오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문화인력양성사업 ‘창문(昌文)’이다.
현재 창원시는 ‘창문’을 통해 총 95명의 문화기획자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지역 예술 강사가 중심이 되는 예창(藝昌)을 통해 60명의 예술 강사와 연대, 홍청(홍보하는 청년)과 경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들을 통해 홍보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고 있다.
창원시 문화특화도시 사업담당자는 “올해까지는 직접적인 사업보다 문화도시 추진을 위한 동력 구축, 다시 말해 사람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문화도시는 결국 사람이 만들어 가면서 도시문화가 형성되는 것으로 문화도시를 추진할 주체를 집중 육성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2018 창원거리페스티벌 기획자 포스터.
▲창원거리페스티벌 ‘문화로시끌벅적’은 사람을 키우는 축제로…, 창문(昌文)을 위한, 창문에 의한 축제로
창원거리페스티벌 ‘문화로시끌벅적’은 창원시가 진정한 문화도시로 가기 위한 인적 네트워크의 중심 동력을 구축하는 사업이며, 과정 중심의 새로운 개념의 예술축제로 창원시는 오는 10~11일 중앙대로(KBS 사거리~시청옆 최윤덕 장상 동상)를 전면 통제하고 창원거리페스티벌 ‘문화로시끌벅적’을 펼친다.
창원여기스테이지.
김해 아트피크닉.
자동차들이 달리던 도로에 가족들이 책으로 집을 짓고, 도로 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예술가와 농부들이 함께 어우러져 다양한 예술축제를 벌인다.
창원거리페스티벌 ‘분필아트’.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창원거리페스티벌 ‘문화로시끌벅적’을 공모를 통해 신청한 창문(昌文) 1·2·3기 중 문화기획자 9명이 각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는 것이다. 또 경남·창원대학교 재학생 42명으로 구성된 창문지기들이 실행으로 옮기는 ‘과정 중심의 예술축제’라는 것이다.
이처럼 ‘문화로시끌벅적’은 창문과 예비 문화기획자, 예술가, 심지어 농부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연대해 만들어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축제로 진행된다.
창문(昌文) 2기 손고빈 문화기획자는 “창원에서 살아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주체들이 결합해 창조적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 올해의 주요 관심사이며, 현재로서는 농부와 청년작가들이 결합해 예술농장을 시범적으로 경영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고 말했다.
이런 축제를 통해 문화도시를 만들어 갈 주체들이 서로 만나고 교류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고 도전하는 전 과정이 문화도시를 준비하는 창원시의 방법과 자세이다.
장대근 문화기획자는 “‘창문’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 만남의 기회를 주는 곳이다. ‘창문’을 통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알게 되고 실제 축제도 같이 준비하면서 많이 배우고 느끼며 무엇보다 그동안 상상만 했던 일들을 직접 준비하고 실행하는 이 과정이 소중한 경험이다”고 말했다.
창원거리 페스티벌 ‘문화로시끌벅적’을 준비한 9명의 청년문화기획자를 마주하면서 문화도시는 어쩌면 특별한 뭔가를 짓고, 엄청난 예산들을 들여 사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얀 도화지 같은 도시에 이들이 상상하는 것을 마음껏 발산하도록 수용하고, 지원하는 도시가 진정한 문화도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 중심 완전 새로운 창원’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창원시가 진정 사람을 중심에 두고 방법과 과정을 고민할 때 사람 중심의 도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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