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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전시소식

제목

한국의 전통미 녹아든 독자적 작품세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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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1296
내용

 

최근 지역 미술관에서는 재불작가나 프랑스 유학 출신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유럽 미술사조를 토대로 한국적 주제와 전통성이 녹아든 독자적 미술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청도 출신 '숯의 화가' 이배 작품전…내년 1월 25일까지 대구미술관

경북 청도 출신으로 국내외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숯의 화가' 이배의 작품이 대구미술관 2층 전관을 가득 채웠다.

내년 1월 2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하늘로 흐르는 강'을 타이틀로 이 작가의 회화, 데생, 설치작품 등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주요작품 50점을 선보였다.

이배作 '무제_1997'

공간의 관계성과 숯에 내재된 매력을 과시하는 작품은 흰 바탕에 검은 획이 주는 색채대비와 무언(無言)의 상징처럼 보이는 여백이 인간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느낄 수 있다.

이 작가는 1989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35년간 파리와 뉴욕,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국제적인 작가다. 도불 이후 흰색의 캔버스 위에 물감이 아닌 숯을 재료로 작업하거나 숯으로 설치작업을 하고 있다.

2000년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09년 파리 한국문화원 작가상 수상했고, 지난해 한국 모노크롬 회화정신을 현대적 감각으로 발전시켜 국제무대에 올려놓은 업적이 높이 평가돼 한국미술비평가협회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작가는 도불 직후인 1990년대 숯을 재료로 인체를 단순한 형태로 묘사하되 매우 밀도 높은 존재감을 표현해 내기 위해 노력했다.

도불 초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이 작가는 "그림 그리는 재료들이 비싸 새로운 대안을 찾다가 숯을 사용하게 됐다. 가느다란 목탄으로 작업하는 것이 성에 차지 않아 숯을 봉지로 구입했고 숯이 지닌 특성이 재미있어 초창기에는 숯을 짓이겨 데생처럼 작업했던 것이 숯의 숙명적인 만남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최근에는 캔버스 작품들은 흰 바탕에 숯으로 그린 기호와 추상적인 형태를 그리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2000년 이후부터는 2~3미터의 거대한 숯 덩어리들을 전시공간에 설치하거나 비교적 작은 크기의 수많은 숯 조각들을 벽면에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해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여백이 생활공간에 위치해 있을 때에는 물리적 공간으로 보이지만 작품에서는 미적공간으로 확대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김선희 대구미술관장은 "숯을 매개로 한 독특하고 명상적인 이배의 예술세계를 통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정적, 시적인 매력을 전달해 마음의 여유를 줄 수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시와 함께 아티스트 토크, 특강도 진행한다.

작가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는 11월 22일 오후 3시 2층 전시장에서 개최한다.

■영천 시안미술관, 11월 16일까지 기획시리즈 '잠정적 결정:fragile'展

현대 미술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잠정적 결정: fragile'展이 지난 20일 시안미술관(영천)에 문을 열었다.

11월 1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는 '2014 시안미술관 개관 10주년기념 특별기획 시리즈' 세 번째 자리이자,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젊은 기획·작가들의 한국 데뷔전이다.

파리 1대학 팡테옹 소르본느 예술학박사(조형예술 전공)를 취득한 박창서 기획자는 '잠정적 결정'과 'fragile(깨어지기 쉬운)'의 개념으로 전시를 기획했다.

성지연, 송진희, 장성은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아우르는 주제이자 동시에 현대 미술의 중요한 담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전시장에는 사진, 설치, 비디오 퍼포먼스, 소리 등을 이용한 다양한 현대 미술 작품이 전시됐다.

오랜 기간 파리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성지연 작가는 사진을 매체로 한 작업을 선보였다.

절제된 색채의 배경은 중성적이며 그 인물의 행위와 오브제는 사소하며 공허함마저 준다.

파리에 이어 한국에서 활동 중인 장성은 작가는 공간에 대한 경험을 사소한 행위와 함께 제시했다. 공간과 장소는 고정된 현실의 장소이거나 가상의 장소가 아닌 애매한 곳으로 이동한다.

작가는 이 애매한 장소에서 그가 경험한 장소와 공간에 대한 미적 체험 또는 사유와 상상이 은유적 신체 행위를 통해 이미지화시켰다.

파리에서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지금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송진희 작가는 실제 전시 장소에 직접 개입했다.

전시장의 물리적 환경과 건축적 조건을 적절히 활용하며 예측하지 못한 사건을 만들어 냈다. 이 사건은 언제 해체될지 모르는 긴장감을 주지만 작가는 오히려 위트 있게 풀어냈다. 그래서 그 사건은 일시적이지만 새로운 장소성을 만들면서 끊임없이 새롭게 변화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박창서 기획자는 "최근 현대 미술의 다양한 형식들을 경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감성과 예술적 질문의 결과물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현정기자 nhj@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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