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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경 시인 ‘파랑은 어디서 왔나’ 펴내
1일 오후 성선경 시인이 창원시 마산합포구 더갤러리에서 열린 등단 30주년 기념 시화전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사포 청사포/ 나는 사랑을 말하는데/ 그대는 자꾸 포구 얘기만 하네/ 청사포 청사포/ 푸른 뱀이면 어떻고/ 푸른 모래면 어떠랴/ 나는 자꾸 사랑에 눈이 가는데/ 그대는 자꾸 포구 얘기만 하네/ 천년에 한 번/ 백년에 한 번 달이 기우는데/ 청사포 청사포 물결이 밀리는데/ 그대는 자꾸 포구 얘기만 하네. -‘쩔쩔’ 전문-
‘쩔쩔’, ‘달달’, ‘적적’, ‘막막’, ‘낄낄’, ‘히히’, ‘엉엉’ 등 시집에 수록된 시는 제목부터 위트가 넘친다. 개미 두 마리를 ‘33하게’ 걷는다거나, 스님이 탁탁 두드리는 목탁을 ‘19’로 표현하는 등 숫자를 활용한 시적 이미지도 눈에 띈다. 의미 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시작(詩作)’이라는 그의 지론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시집에는 ‘파랑에 대하여’, ‘파랑은 어디서 왔나’, ‘파랑의 서쪽 귀’, ‘글쎄 파랑’, ‘파랑파랑’ 등 ‘파랑’의 연작시들이 배치돼 있다. 시인은 색깔 파랑(靑)과 파도의 너울을 뜻하는 파랑(波浪)의 뜻을 모두 헤아리고 있다. 파랑의 연유를 구체적으로 묻자, “삶의 총체적 모습을 ‘파랑’에 담아 보여주고자 했어요. 그게 기쁨이 될 수도 있고, 고통, 열망일 수도 있겠죠”라고 답했다. 시인은 책에 아버지의 고단함을 담은 ‘그믐’과 삶의 고달픔을 빗댄 ‘먹먹’ 등을 수록해 묵직함을 더했다.
한편 성 시인은 등단 30주년을 기념해 ‘모래에서 먼지로’라는 주제로 1일부터 롯데백화점 마산점 더갤러리에서 시화전을 열고 있다. 그간 발표한 작품 가운데 ‘바둑론’, ‘보리 한 톨’ 등 줄기가 됐던 시 32편에 주상완 서예가의 붓글씨를 더했다. 성 시인은 “등단할 때 마음과 달리 지금은 돌도 모래도 아닌 먼지와 같아 시화전 주제를 ‘모래에서 먼지로’로 정했습니다. 앞으로도 성실히 시를 쓸 것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는 7일까지 이어진다. 글·사진= 정민주 기자
색깔 파랑, 너울 파랑에 삶을 담다
성선경 시인 ‘파랑은 어디서 왔나’ 펴내
삶의 기쁨·고통·열망 속 흥·해학 더해
롯데백화점 마산점서 7일까지 시화전
1일 오후 성선경 시인이 창원시 마산합포구 더갤러리에서 열린 등단 30주년 기념 시화전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시집은 독자들이 아무 생각 없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30분 만에 한 권을 다 읽었다는 얘기를 들어도 좋겠고요.”
성선경 시인이 아홉 번째 시집 ‘파랑은 어디서 왔나’(서정시학)를 냈다. 지난해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씨’를 내놓은 지 1년 만이다. 그는 이번 시집에 ‘흥’을 실었다고 했다.
성 시인은 “시에는 ‘흥’과 ‘비판’이 담겨 있어야 하는데, 요즘 시인들이 ‘흥’을 놓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엔 흥을 돋우려고 고려가요 후렴구 같은 말들을 시에 녹여냈습니다”라고 말했다. 시의 본질인 유희에 해학을 더해서인지 책장이 비교적 수월하게 넘어간다.
청사포 청사포/ 나는 사랑을 말하는데/ 그대는 자꾸 포구 얘기만 하네/ 청사포 청사포/ 푸른 뱀이면 어떻고/ 푸른 모래면 어떠랴/ 나는 자꾸 사랑에 눈이 가는데/ 그대는 자꾸 포구 얘기만 하네/ 천년에 한 번/ 백년에 한 번 달이 기우는데/ 청사포 청사포 물결이 밀리는데/ 그대는 자꾸 포구 얘기만 하네. -‘쩔쩔’ 전문-
‘쩔쩔’, ‘달달’, ‘적적’, ‘막막’, ‘낄낄’, ‘히히’, ‘엉엉’ 등 시집에 수록된 시는 제목부터 위트가 넘친다. 개미 두 마리를 ‘33하게’ 걷는다거나, 스님이 탁탁 두드리는 목탁을 ‘19’로 표현하는 등 숫자를 활용한 시적 이미지도 눈에 띈다. 의미 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시작(詩作)’이라는 그의 지론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시집에는 ‘파랑에 대하여’, ‘파랑은 어디서 왔나’, ‘파랑의 서쪽 귀’, ‘글쎄 파랑’, ‘파랑파랑’ 등 ‘파랑’의 연작시들이 배치돼 있다. 시인은 색깔 파랑(靑)과 파도의 너울을 뜻하는 파랑(波浪)의 뜻을 모두 헤아리고 있다. 파랑의 연유를 구체적으로 묻자, “삶의 총체적 모습을 ‘파랑’에 담아 보여주고자 했어요. 그게 기쁨이 될 수도 있고, 고통, 열망일 수도 있겠죠”라고 답했다. 시인은 책에 아버지의 고단함을 담은 ‘그믐’과 삶의 고달픔을 빗댄 ‘먹먹’ 등을 수록해 묵직함을 더했다.
한편 성 시인은 등단 30주년을 기념해 ‘모래에서 먼지로’라는 주제로 1일부터 롯데백화점 마산점 더갤러리에서 시화전을 열고 있다. 그간 발표한 작품 가운데 ‘바둑론’, ‘보리 한 톨’ 등 줄기가 됐던 시 32편에 주상완 서예가의 붓글씨를 더했다. 성 시인은 “등단할 때 마음과 달리 지금은 돌도 모래도 아닌 먼지와 같아 시화전 주제를 ‘모래에서 먼지로’로 정했습니다. 앞으로도 성실히 시를 쓸 것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는 7일까지 이어진다. 글·사진=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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