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한국 근대미술 거장들 김해서 만나세요
‘한국근대미술의 여정’전 개막
8월 27일까지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이중섭·박수근 등 51명 원작 163점 전시
기사입력 : 2017-06-09 07:00:00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에서 열린 ‘한국근대미술의 여정’전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한국 근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1, 2전시실에서 지난 5일 개막한 ‘한국근대미술의 여정’전에서는 한국 근대미술을 이끈 대표작가 51명의 원작 163점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지역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모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김해문화의전당 관계자는 “경남도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을 비롯해 부산 갤러리 공간화랑과 개인 소장가들로부터 임대한 작품들이다. 지역에서 열린 근대미술 관련 전시 중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벽면에 쓰여진 커다란 연표를 볼 수 있다. 1910년대 대한제국 시기 근대미술의 태동기부터 1920년대 신경향파와 리얼리즘 화풍의 등장, 1930년대 야수파와 표현주의, 인상주의 시대, 1940년대 동양적 모더니즘과 시국미술의 대두까지 근대미술의 시대별 주요 특징이 표기돼 있다. 작품은 작가에 따라 시기별로 정리했다.
이중섭 作 ‘물고기와 아이’
박수근 作 ‘모자’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 임직순, 박고석, 천경자 등 한국 미술계 대표작가들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중섭의 ‘소’와 담배포장 은박지에 그린 은지화, 박수근의 ‘모자’, 천경자의 ‘정원’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이자 사랑받는 작품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권진규의 작품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근대조각의 거장인 권진규는 주로 테라코타, 건칠 (乾漆: 모시나 삼베를 심으로 해 칠을 입히는 것) 방식으로 독특한 인물조각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전시작 ‘두상’은 1960년대 제작된 작품으로 석고 형태에 건칠을 씌우다 만 미완성작이지만 엄숙하면서도 절제된 표정으로 그의 인물상 특징을 잘 보여준다.
권진규 作 ‘두상’
경남, 부산지역 출신 작가들도 다수 만나볼 수 있다. 박생광(1904~1985), 양달석(1908~1984), 김종영(1915~1982), 이성자(1918~2009), 문신(1923~1995), 하인두(1930~1989), 강국진 (1939~1992) 등이다. 채색화에서 독보적인 자취를 남긴 박생광의 소 군상(群像) 단색 드로잉이 눈에 띈다. 커다란 눈의 소들이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은 아늑하고 평화로운 농촌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힘차고 역동적인 이중섭의 소와는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추상조각의 선구자인 김종영의 조각과 드로잉도 있다. 1966년작 ‘work66-1’은 자연과 인간에 대한 그의 통찰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작가별 감상도 좋지만 작품들의 흐름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 1910년대 첫 일본 유학파가 등장한 후 서양의 새로운 기법이나 양식을 그대로 수용했던 초기 근대미술의 화풍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적인 정체성을 찾아가는 양식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풍경이나 소재에 주목하는 것도 감상법이다. 들판에서 풀 뜯는 소와 바구니를 든 아낙네가 있는 시골과 전차가 다니는 도시가 동시대의 풍경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부산항, 부산 문현동, 오륙도, 통영 등 지역의 풍경이 소재로 등장하는 작품들도 있어 반가움을 더한다.
성인 5000원(단체 3000원), 유아 및 청소년 (24개월 이상, 초·중·고생) 3000원(단체 2000원)이며 평일에 한해 오전 11시, 오후 3시 도슨트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전시는 8월 27일까지. 문의 ☏ 320-1263.
김세정 기자 sj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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