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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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각의 반전
마산문신미술관서 이용덕 작가 초대전
내달 23일까지 ‘역상조각’ 14점 선보여
기사입력 : 2017-06-15 07:00:00
이용덕 作
볼록 튀어나와 있는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생동감 넘친다. 감탄하면서 가까이 다가가면 예상과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인물들은 톡 튀어나온 것이 아닌 푹 파인 형상을 하고 있다. 놀라운 시각적 착시를 유발하는 이용덕 작가의 ‘역상조각’이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제2전시관에서 제15회 문신미술상 수상자인 이용덕 작가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서는 작가의 대표작 14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용덕 작가의 ‘역상조각’은 푹 파인 음각으로 톡 튀어나온 양각의 효과를 내는 일종의 ‘반전’ 기법이다. 작가는 양각 형태의 조각을 만든 후 평면에 본을 뜨고 원래의 조각을 버린다. 조각이 양각 형태의 입체여야 한다는 전통적인 관념을 거꾸로 뒤집은 발상이다. 움푹 팬 형태의 조각 흔적에 색(色)과 빛이 더해져 신비한 시각적 결과가 만들어진다. 작품은 양각처럼 돌출돼 보일 뿐만 아니라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같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홀로그램 같은 효과도 낸다. 조각이면서도 회화처럼 보이는 묘한 경계가 만들어지는 지점이다.
작품 속 인간 군상은 다양하다. 넥타이를 한 회사원, 코트 속에 손을 넣고 있는 여인, 벤치에 앉아 있는 여인. 작가는 일회성으로 마주친 익명의 사람들을 작품에 담는다. 일상서 마주하는, 금방 사라져버리는 찰나의 순간을 사진처럼 작품에 영원히 담고자 하는 의도다.
실체가 없이 흔적만 있는 그의 조각은 음과 양, 허와 실 등 철학적 사고와도 닿아 있다.
그는 작업 과정을 담은 인터뷰에서 “내 작품은 어떤 지점에서는 양각처럼 선명한 존재의 모습이 보이다가 어느 순간 그 경계가 불분명한 상태가 되고, 가까이 다가가면 존재감이 사라지는 경험을 안겨준다. 이렇듯 여러 가지 방식으로 보이는 것이 우리가 바라보는 사물들의 참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용덕 작가는 현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신미술상을 비롯해 김세중 조각상(2011),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1987)을 수상했다. 전시는 7월 23일까지. 문의 ☏ 225-7186.
김세정 기자 sj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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