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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여, 포효하라!- 김형석(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

작성자
서상림
작성일
201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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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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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632
내용
대한민국에선 시청률이 40% 넘어서면 국민 드라마의 반열에 오르는데 중동국가 이란에서 드라마 ‘대장금’이 방영돼 최고 시청률 90%를 기록했었다. 이웃 일본에서 ‘겨울연가’로 시작된 한국 드라마 인기가 전방위로 확산되는 등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중남미, 유럽까지 넘친다고 한다.
우리나라 모 기업은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배경음악으로 나왔던 러시아 민요 ‘백학’에서 착안, 러시아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문화마케팅 성공사례도 있다. 러시아 TV 방송국에 ‘모래시계’ 방영 스폰서를 하고 드라마 시작 전후에 주력 전자제품 광고를 하여 대박을 쳤다.

기업은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 생산하는 제품 및 서비스와 소비자의 필요, 욕구, 관심, 이해가 부합되도록 신뢰를 주는 정보와 인상, 이미지 심기를 통하여 제품 판매와 소비자 만족을 고양하는 전략인 MPR(Marketing Public Relations)이 좋은 예이다. 러시아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으로 제품에 대한 설득이 아닌 친밀감과 신뢰성 확보에 ‘문화상품’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중요한지 잘 활용, 과학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그런데 공공성과 경영성을 잘 조화시켜야 하는 공중파 방송들의 시청률 전쟁을 보면 가관이다. 불륜, 배신, 복수, 선정성, 외모 지상주의, 신분 상승 등의 욕망으로 가득찬 소위 막장 드라마들이다. 한류의 진원지가 막장 드라마로 판을 치니 아이러니하다.

시의 시대가 가고 연극의 시대도 갔다. 이젠 영상과 스토리텔링이 결합한 드라마의 광범위한 파급력과 파괴력은 극예술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하다. 드라마는 남의 집 안방에 노크도 없이 들어갈 수 있는 방문객이다. 그러니 문학의 숲에서 튼실한 내공을 쌓아 왜곡된 드라마 공식에 태클을 거는 대중성과 예술성을 확보한 창조적 작가들이 절실하다.

우울의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에게 저급한 위안을 양산하여 패륜적 스토리나 억지웃음 코미디를 제작할 것이 아니라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희망과 행복을 주는 창의적 작품들을 기대해 본다.

할머니의 이야기 보따리처럼 꿈꾸는 동심에 긴 여운과 감동을 준 정겹고 따뜻한 작품들이 많이 소통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래서 한류가 전 세계를 포효하는 호랑이 해, 경인년이면 좋겠다.

출처:경남신문, 김형석(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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