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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사랑은 어디까지- 김 철(진해예술촌장)

작성자
조예진
작성일
2010.03.30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476
내용
자식 사랑은 어디까지- 김 철(진해예술촌장)

-경남신문-

군대 제대하고 대학교 복학하는 아들 동우는 서른일곱 나이에 본 늦둥이인데 지난 주말 작은 자취방을 구해 우리 가족 세 명 모두가 함께 서울로 갔었다. 아들 녀석은 짐은 택배로 부치고 고속버스 타고 혼자 가겠다고 했지만 하나뿐인 자식놈과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어서 피곤하지만 자가 운전을 택했다.
다음 날 자취방을 닦고 청소하고 나니 오후 여섯 시가 넘어 버렸다. 부랴부랴 집에 돌아가겠다고 하니 아들 녀석은 차까지 가방을 들어주고는 조심해서 내려가란다. 그래도 걱정은 되는지 도착하면 전화해 달란다.

녀석 말로는 자취방에 짐 풀고 내 집 같은 느낌으로 정착하여 한시바삐 공부 시작해야 하는데, 같이 있으니 꼭 여행 와서 숙박업소에 묵는 기분이란다. 그래서 우리가 늦은 시간에 나섰지만 서운하게도 잡지 않은 것 같았다.

자식과 함께했다는 즐거움 뒤끝이라서 그런지 숙면을 취하고 아침 일찍 상쾌한 기분으로 기상했다. 혹시나 하는 맘에 서울 아들에게 전화하니 역시 아직 잠자리란다. 모닝콜 울렸지만 계속 뒤척이고 있단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집에 전화하라고 했더니 군대까지 마친 장성한 아들을 감시하려느냐고 대꾸하던 아들이 하루 종일 마음 쓰였다. 어느덧 몸과 마음이 다 자란 자식을 아직 품안의 어린애인 양 걱정하고 간섭하려 했으니 어이없어 할 만도 하다.

저녁 열 시에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침에 주고 받은 전화 내용에 애비가 서운해 할 것 같아 제 딴에도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은 자식 좋은 줄도 모르고 키우다가 손자손녀 보고 나서야 뒤늦게 혈육의 정을 느낀다 하던데 나는 어찌하여 벌써 다 커 버린 아들 녀석이 이렇게 좋은지. 그러나 이제부터는 아들 앞길을 해할 수도 있는, 마냥 도와주고 간섭하고픈 애정은 절제하고 심신의 성장에 맞춘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 철(진해예술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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