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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에 유물 만져보라는 박물관장 보셨나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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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897
내용

박물관에 가면 왠지 숨을 죽이게 되고, 조용해진다. 조도가 낮은 실내와 엄숙한 분위기. 관람객의 표정도 사뭇 진지하다.

 

그러나 밀양 미리벌민속박물관(밀양시 초동면 소재)에 가면 박물관은 엄숙하다는 통념이 여지없이 무너져내린다. 관장이 나서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박물관을 들썩이게 하고 열정적으로 관람객을 진두지휘한다. '만지지 마시오'라고 제지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직접 만져보라고 권한다.

 

성재정(70) 미리벌민속박물관 관장은 지난 1월 (사)한국사립박물관협회가 선정하는 '2013년 사립박물관인상'을 받았다. 소장품을 전시하고 지역 민속문화를 조사하는 등 박물관 발전에 기여한 공로다.

 

성 관장은 박물관 관계자 사이에서 '유별나다', '열성적이다'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특히 누구한테도 밀리지 않는 입담을 지녔다.

 

그는 진주에서 만석꾼 집안 아들로 태어났다. 박물관에 전시된 민속품은 성 관장이 어릴 때 집안에서 흔히 봐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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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세가 기울면서 집에 있던 민속품이 하나 둘씩 없어졌어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 민속품에 대한 강한 애착으로 27살 때부터 수집을 했습니다."

 

삼성출판사 외판원으로 일하면서 민속품을 손에 넣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월급 대부분을 민속품을 사는 데 투자했다. 민속품이 많아 이사할 때마다 여간 골치가 아픈 게 아니었다.

 

"민속품 때문에 집안에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웃음) 이상조 전 밀양시장을 시장이 되기 전부터 알고 지냈는데, 어느 날 박물관을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더군요. 마침 상황이 맞아 1998년 폐교를 인수해 박물관을 만들었습니다."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은 3만여 점. 엄청난 숫자다. 민속품 3000~4000여 점, 고서와 고문서 2000여 점, 조선시대 복식과 비단, 조각보 2만여 점, 농기구와 농기 1000여 점이다.

 

문화재급 유물도 많다. 고문서 643건이 경상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됐고, 조선 후기 문인 표암 강세황이 쓴 병풍인 행서 팔곡병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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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 중인 성재정 밀양 미리벌민속박물관장. /김구연 기자

 

"박물관은 경직되면 안 됩니다. 유물 앞에 '만지지 마시오'라는 푯말을 붙이기보다는 관람객 눈높이에 맞게 설명을 해줘야 합니다. 우리 박물관에는 유치원과 초등학생이 많이 오는데 '조선시대'라고 하기보다는 '옛날 옛날 아주 옛날에'라고 말합니다. 유물 이름도 같이 큰 소리로 복창해요. 5~6살 때 기억력이 가장 좋거든요."

 

이것이 성재정 관장의 전시 철학이다. 전통 민속품에 대한 설명은 따라올 이가 없을 듯하다. 무겁고 딱딱한 이야기가 아닌 생활 속에서 길어낸 작고 소소한 이야기가 관람객의 귀를 당긴다. 미리벌민속박물관이 전시 설명을 기가 막히게 잘한다고 소문난 이유다.

 

"앞으로 박물관을 3개 더 만들고 싶어요. 서지박물관, 퀼트박물관, 옹기·농기구 박물관요. 박물관을 세우는 게 쉬워 보이지만 너무나 어렵습니다. 제가 또 자존심이 세서 남들에게 손을 벌리지도 못해요. 지난달에 사립박물관인상을 받은 것도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생각하고 묵묵히 일하겠습니다."

 

성 관장은 "경남도는 문화에 대한 관심이 다른 지자체보다 낮다. 사립박물

관에 대한 지원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관람객에 유물 만져보라는 박물관장 보셨나요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438303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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